〖간지서당〗, 사화 중

사화, 화염 속에서 성찰하는 뱀의 힘

출처 : 간지서당: 논어로 보는 천간, 서유기로 보는 지지이야기. 박장금. 북드라망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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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스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(Asclepios)의 지팡이에는 뱀이 감겨져 있다.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은 자를 치료하던 중 뱀이 들어오자 놀라서 지팡이로 뱀을 때려 죽였다. 그런데 다른 뱀이 약초를 물고 나타나 죽은 뱀의 입 위에 그것을 올려놓았고 그러자 죽은 뱀이 살아났다. 이것을 본 아스클레피오스는 죽은 자에게 그 약초를 올려 사람을 살려냈고, 그후로 그는 지팡이에 뱀을 휘감고 다니며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. 이 이야기는 허물을 벗으면서 재생하는 뱀의 이미지와 병과 죽음을 치유하는 의사가 오버랩된다. 뱀이 가진 독은 치명적이지만 특정한 맥락 속에서는 생명을 구하는 약이 된다. 중요한 것은 맥락을 읽는 유연함이다. 그 유연함이 없으면 약도 독이 되고 독도 약이 될 수도 있으니까. 바로 뱀은 맥락을 읽는 힘을 가진, 가장 틀에 갇히지 않는 유연한 동물인 것이다.